어쩌다 보니 PBP 이야기가 3부까지 오게 되었네요. 오늘은 2019 PBP 대회 후 삶의 변화, 감상 등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앞서 PBP 대회에 참가했던 목적, 그리고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대회 이야기까지 진행을 하였습니다. 



결승선 통과 후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니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마흔 중반에  4박5일 동안 5시간 잠을 잔다는 것은 정말 죽겠더군요. 

 주최 측에서 준비한 식사, 간단한 환영장을 뒤로하고 터벅터벅 자전거를 끌고 나왔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순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또 아이를 낳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데로 살기만 했던 나에게 자전거 타기는 새로운 삶의 목표와 같았습니다. 

 다가왔던 작은 시련 때문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할 때, 우연히 시작했던 자전거 타기가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 주었고 또 그렇게 알게 된 랜도너스가 또 다른 목표가 되고, 그렇게 PBP 까지 오게된 내가 순간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할까요. 

 마음을 추스르며 대회장 근처 숙소에 도착하여 재빠르게 씻고 밀렸던 잠을 정했습니다. 군대를 전역한 것 이후로 진짜 무언가 잘 끝냈다는 생각이 드는 유일한 순간이었습니다.  


랜도너스의 삶 

 2019년 PBP 이후 소소하지만,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우선 자전거 타기에서는 나 스스로도 더 이상 초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디에 가나 내가 다녀온 1200km의 거리보다 더 길게 라이딩을 한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만 아닌 자만?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또 개별 브레베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고 즐거워 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막 입문하는 분들께 랜도너스의 즐거운, PBP의 성취감 등을 침을 튀기며 무용담 처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2019 년 PBP 이후 가장 크게 변한 건 나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였습니다. 항상 수동적이었던 삶의 태도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가 없었다면, 랜도너스가 없었다면, PBP가 없었다면, 그 뒷이야기는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그만큼 내 인생에 큰 변곡점이 되어준 2019년 PBP 도전이었습니다. 


2023년 PBP를 바라보며 

 벌써 제가 프랑스에 다녀온 지 4년이 흘렀습니다. 올해도 또 PBP 대회가 열립니다. 

 사실 저도 참가를 계획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개인 신상에 큰 변화도 생겼고, 당분간은 내실에 집중을 해야했기에 과감하게 올해는 포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2027년 PBP 는 반드시 다시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때쯤이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나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자전거가 함께 있을 것이고요. 

 지금까지 2019년 PBP(Paris Brest Paris)를 돌아보며 잠시 과거의 추억에 빠져보았습니다. 앞으로는 생생한 라이딩 정보, 각종 후기들, 소식들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란도너스, #랜도너서, #PBP, #2019PBP

PBP 대회 중 사진을 찍어주는 분께 감사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