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우울증은 다른 사람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바로 내 옆에서 저를 힘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지난 5개월 간 겪은 자신의 공황장애와 우울증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 입니다. 


봄날의 꽃처럼, 겨울을 이기고 다시 깨어 나겠습니다.


도와줘 나 너무 힘들다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처음 조직을 옮길 때, 큰 힘이 되어준 친구가 저에게 다가 왔습니다. 

정말 많이 안좋아 보인다며, 평상시 제 모습과 다르다고 합니다. 

용기를 내서 제 상황을 고백했습니다. 친구의 처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 번째, 일에 있어 네 잘못은 제 3자인 자기가 봐도 오롯이 네 책임은 아닌거 같다. 

두 번째, 그 일이 잘못된다고 해도 회사 및 조직은 아무 피해를 받지 않는다 

세 번째, 그렇게 힘들다면, 팀장이라 면담을 해라, 그 선배를 통해 들은 팀장 이야기는 직접 들은 것이 아니므로 마음에 두지 않게 노력해라. 

이렇게 주로 일에 관련된 이야기 였지만 그래도 내 편이 있는 것 같아 조금 힘이 났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조언대로 팀장과의 면담을 추진하였습니다. 

조직 책임자와 이야기

 팀장은 말 없이 내 이야기를 듣기만 했습니다. 

혹 내가 다른 사람의 험담을 팀장에게 하는 듯이 보일까.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내 중심의 이야기를 풀어 나갔습니다. 

팀장은 처음에는 수긍을 하지 못하다가, 팀을 옮기기에는 연초라 어려울 수 있으니, 다른 과제, 다른 파트로 이동을 권유 했습니다. 


신경 정신과 방문, 잊을 수 없던 그 날의 기억  

처음 병원을 방문하고 참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우리 나라의 많은 분들이 저처럼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것에 너무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 혼자가 아니라는 안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신경 정신과는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 해야 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렇게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의사 선생님 앞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냥 나는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내가 이렇게 힘들어 해야 하는지,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 


내가 겪었던 어려움

 하루 하루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모든 에너지를 회사에서 듣는 잔소리를 소화하느라 소비했기 때문이지 집에 오면 잠만 자고 싶었습니다. 

 퇴근과 동시에 손,발만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웠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누운 바로 그 순간이 유일하게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아하던 운동도, 즐겨보던 유튜브도, 책들도 도통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최신 프로그램을 돌린 10년 전 컴퓨터처럼 버벅이고 둔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새벽이 되면 항상 눈을 떳습니다. 새벽 2시... 회사를 가려면 5시간이나 남았지만 항상 그 시간에 일어나 걱정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출근 시간이 다가올수록 심장이 떨리고 배가 아프고 어지러웠습니다. 

 

다시 시작하자. 힘을 내자.


병원 약을 먹은지 두 달, 이젠 조금씩 다실 예전에 제 모습으로 돌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약을 먹으면 배가 살살 아프고 헛구역질이 살짝 올라오곤 합니다. 

하지만, 잠도 푹 잘 수 있고, 가라앉지 않던 심장도 안정적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참. 인간은 나약한 것 같습니다. 약을 먹기 전까지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 작은 알약 하나

(정확히는 세 개) 마음을 이렇게 편하게 하네요.


원래, 내가 좋아하는 운동, 사람들과 만남, 그리고 즐거워 하는 내 일. 그 모든걸 소중하게 여기며 다시 시작해 보려 합니다.